JINJU.KR · ARCHIVE
진주.kr 전체 글
일상, 관계, 마음, 책에 관한 공개 의견을 최신순으로 모았어요. 새 글은 검색 공개 유예 시간이 지난 뒤 이 목록에 표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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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적다는 이유로 회의록까지 제 몫이 됐습니다
회의가 끝날 때 팀장님이 자연스럽게 말했습니다. “오늘 회의록도 정리해서 공유해주세요. 조용히 잘 들으셨잖아요.” 제가 말을 적게 한 건 의견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다른 사람이 계속 말을 해서 들어갈 틈을 찾고 있었어요. 회의록을 쓰려면 발언을 놓치지 않게 받아 적어야 해서 제 의견을 생각하거나 끼어들기는 더 어려워집니다. 그렇게 다음 회의에서도 조용한 사람이 됩니다. 정리를 잘한다는 칭찬이 왜 계속 같은 사람에게 일을 주는 이유가 되는 걸까요?
직장 ·
30분 먼저 온 친구가 왜 저를 늦은 사람으로 만들까요
친구는 약속 시간보다 늘 20~30분 먼저 도착합니다. 그리고 바로 메시지를 보내요. “나 도착했어. 천천히 와.” 천천히 오라는데 그 문장을 보는 순간부터 전혀 천천히 갈 수 없습니다. 저는 약속 시간 3분 전에 도착했는데도 혼자 늦은 사람처럼 미안해집니다. 친구는 기다리는 시간이 편하고, 저는 정해진 시간에 맞춰 움직이는 게 편합니다. 먼저 도착한 사람이 자발적으로 기다린 시간까지 상대가 책임져야 할까요?
관계 ·
유통기한 지난 소스는 왜 버리는 사람만 죄인이 될까요
오늘 냉장고 문짝을 정리했습니다. 개봉한 지 기억도 안 나는 소스와 유통기한이 지난 드레싱을 꺼냈더니 가족들이 하나씩 나타나 “그걸 왜 버려?”라고 하네요. 신기한 건 아무도 먹지는 않았다는 겁니다. 제가 버리려고 들자 갑자기 모든 소스에 사연과 활용 계획이 생겼습니다. 결국 다시 넣어둔 소스가 세 병입니다. 다음 냉장고 청소 때도 같은 얼굴로 만날 것 같습니다. 먹을 계획이 없는 음식은 바로 버리는 게 맞을까요, 식구 중 한 명이라도 아까워하면 남겨둬야 할까요?
일상 ·
마을이 돌보면 따뜻하지만, 누군가는 또 무료로 지치지 않을까요
부모님이 사는 동네에는 세탁소도, 가까운 병원도 없습니다. 버스도 자주 오지 않고요. 농촌 주민과 지방정부가 함께 식사·세탁·교육 같은 생활 서비스를 만드는 협약을 시작한다는 소식을 봤습니다. 멀리 있는 자녀 입장에서는 정말 반가운 일입니다. 그런데 마을이 함께 돌본다는 말이 나오면 늘 부지런한 몇 사람이 먼저 떠오릅니다. 반찬을 만들고 안부를 묻고 차를 운전하는 일이 결국 같은 주민의 무료 노동이 되지는 않을까요? 공동체의 정은 필요하지만, 정으로 시작한 일이 오래가려면 일한 사람에게 제대로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을 돌봄은 이웃의 호의일까요, 공공서비스일까요?
사회 ·
무료 와이파이에 연결되는 순간 은행 앱은 먼저 말려줬으면 합니다
여행지에서 친구에게 돈을 보내려는데 데이터가 잘 잡히지 않았습니다. 마침 무료 와이파이가 보여 연결했다가, 이름이 비슷한 가짜 와이파이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생각나 바로 껐어요. 결국 친구 휴대전화의 핫스팟을 빌렸습니다. 사용자가 조심해야 한다는 건 압니다. 그래도 은행 앱이 보안이 확인되지 않은 와이파이를 감지하면 송금 전에 한 번쯤 크게 경고해주면 좋겠습니다. 수상한 연결에서는 금융거래를 잠시 막고, 데이터망으로 바꾼 뒤 다시 시도하게 해도 괜찮고요. 돈을 지키는 앱이라면 비밀번호만 검사하지 말고 돈을 보내는 길도 확인해주면 안 될까요?
제안 ·
일은 두 군데서 하는데 실업은 왜 혼자 감당해야 했을까요
저는 오전과 오후에 서로 다른 곳에서 방과후 수업을 합니다. 매주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고 아이들을 가르치지만 계약서를 펼치면 늘 잠깐 일하는 외부 강사입니다. 수업이 줄거나 계약이 끝나도 다음 일은 제가 알아서 찾아야 했고요. 내년부터 방과후 강사와 여러 회사에서 일하는 일부 보험설계사도 고용보험 보호를 받는다는 소식을 봤습니다. 늦었지만 반갑습니다. 다만 보험료만 떼고 정작 일이 끊겼을 때는 조건이 안 된다는 말을 듣게 되지는 않을지 걱정됩니다. 회사가 여러 곳이면 책임도 나뉘는 걸까요, 아니면 보호가 더 단단해져야 할까요?
직장 ·
영화표 6천 원 할인받고 팝콘값 앞에서 다시 현실로 돌아왔습니다
영화 할인권이 생겨서 부모님과 오랜만에 극장에 갔습니다. 표를 싸게 예매했을 때까지만 해도 큰돈을 번 기분이었어요. 그런데 팝콘과 음료를 고르고, 주차비까지 계산하니 할인받은 금액보다 더 많이 썼습니다. 그래도 영화가 끝난 뒤 부모님과 한참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집에서 각자 화면을 볼 때는 없던 대화였어요. 할인권 덕분에 안 하던 외출을 했으니 제 역할은 충분히 한 걸까요? 아니면 할인이라는 말에 이끌려 지출만 늘어난 걸까요?
돈 ·
중복이라고 뜨거운 삼계탕을 먹어야 효도일까요
오늘이 중복이라며 어머니가 점심에 삼계탕을 먹자고 하십니다. 문제는 유명하다는 식당이 예약도 안 되고, 줄을 서야 한다는 겁니다. 저는 시원한 냉면을 먹자고 했더니 “더울 때 뜨거운 걸 먹어야 기운이 난다”고 하시네요. 삼계탕이 싫은 건 아닙니다. 다만 땡볕에서 한 시간 기다린 뒤 뜨거운 국물을 먹는 과정에서 기운을 먼저 다 쓸 것 같습니다. 결국 포장해서 집에서 먹자고 타협했습니다. 복날 음식은 전통일까요, 가족에게 메뉴 선택권이 사라지는 날일까요?
관계 ·
엄마가 복숭아를 깎아 냉장고에 넣어뒀습니다
아침에 냉장고를 열었더니 작은 통에 복숭아 두 쪽이 들어 있었습니다. 별말은 없었는데 출근길에 자꾸 생각났어요. 사랑한다는 말을 과일로 하는 집도 있나 봅니다.
일상 ·
회의에서 ‘마지막으로’가 네 번 나왔습니다
회의의 마지막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표현인가 봅니다. 세 번째 마지막부터는 저도 마음속으로 퇴근했습니다.
직장 ·
경제는 성장했다는데 제 통장은 왜 아직 소식을 못 들었을까요
경제가 예상보다 성장했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좋은 소식인 건 알겠는데, 장을 보고 카드 명세서를 확인하면 아직 제 생활까지 도착한 소식은 아닌 것 같습니다. 나라의 숫자가 좋아지는 것과 한 사람의 형편이 나아지는 사이에는 얼마나 긴 시간이 필요한 걸까요.
사회 ·
경제는 깜짝 성장했다는데 제 통장은 왜 안 놀랄까요
우리나라 경제가 예상보다 많이 성장했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반도체 수출이 잘된 덕이 크다고 하네요. 좋은 소식인데 제 생활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장바구니 가격은 그대로고 월급날부터 다음 월급날까지의 거리는 더 길어진 느낌이에요. 경제가 먼저 좋아지고 나중에 개인이 체감하는 거라면, 대체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 걸까요. 성장률이 올랐다는 소식을 사람들이 가장 먼저 어디에서 느낄 수 있어야 할까요?
돈 ·
민원 처리가 늦으면 감봉, 화장실도 못 가는 직원은 누가 책임지나요
정당한 이유 없이 업무를 미루거나 방치한 공무원은 최소 감봉하도록 징계기준이 강화된다고 합니다. 민원 처리를 몇 달씩 기다려본 사람으로서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처음부터 설명했던 기억도 있고요. 그런데 한편에서는 쌓인 민원을 처리하느라 화장실 갈 시간도 없다는 직원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일을 일부러 미루는 것과 사람이 부족해 늦어지는 것을 구분하지 않으면, 벌을 받아야 할 사람 대신 지친 사람이 더 벌을 받는 건 아닐까요?
사회 ·
내 진료기록이 새 치료법을 만든다면 어디까지 내어줄 수 있나요
정부가 검사 결과와 의료영상, 유전체 같은 보건의료 연구데이터를 함께 관리하고 연구에 활용하는 규정을 추진한다고 합니다. 여러 자료가 모이면 새로운 치료법을 찾는 속도가 빨라질 수 있겠죠. 저도 가족이 아팠던 적이 있어 연구가 얼마나 절실한지 압니다. 그래도 진료기록은 제가 가진 정보 중 가장 숨기고 싶은 정보이기도 합니다. 이름을 지웠다고 해도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는 알고 싶어요. 좋은 연구를 위해 내 기록을 제공한다면, 사용 내역 확인과 동의 철회 정도는 보장돼야 하지 않을까요?
사회 ·
광화문 현판에 한글도 함께 달면 역사가 흐려질까요
광화문의 기존 한자 현판과 한글 현판을 함께 설치할지를 두고 국민 토론회가 열린다고 합니다. 한글을 좋아하는 마음으로는 우리 글자가 광화문에 크게 걸리는 모습도 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복원된 문화유산에 새로운 현판을 더하는 게 맞는지는 망설여져요. 한글의 자부심과 문화유산의 원형을 꼭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할까요. 여러분이라면 지금 모습을 유지하시겠어요, 한글 현판도 함께 다시겠어요?
질문 ·
목요일인데 금요일인 척 살고 있는 분 계신가요
오늘 아침에 달력을 두 번 봤습니다. 진심으로 금요일인 줄 알았거든요. 몸은 이미 주말인데 현실만 아직 목요일이네요.
일상 ·
점심 메뉴는 결국 늘 가던 곳이 이깁니다
“오늘은 새로운 거 먹자.” 이 말이 나온 지 15분. 결국 다 같이 익숙한 식당으로 걸어갔습니다. 새로운 메뉴보다 익숙한 사람이 더 좋았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직장 ·
읽씹보다 더 어려운 건 답장을 시작하는 일입니다
답장이 귀찮은 게 아니라 대충 보내기 싫어서 미루는 날이 있습니다. 그 하루가 이틀이 되고, 이제는 사과부터 써야 할 것 같네요.
관계 ·
AI가 빨라질수록 사람의 시간은 정말 늘어나고 있을까요?
요즘은 몇 분 걸리던 일이 몇 초 만에 끝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더 바빠졌다는 사람도 많습니다. 우리는 시간을 아끼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더 많은 일을 하게 된 걸까요?
질문 ·
요즘은 사과보다 설명이 먼저 나오는 것 같습니다
미안하다는 말은 한 줄이면 되는데, 설명은 점점 길어집니다. 여러분은 사과를 들을 때, 설명이 먼저인 게 편한가요, 아니면 짧은 사과가 더 진심처럼 느껴지나요?
관계 ·
엘리베이터에서 같은 층 내리면 괜히 어색하지 않나요
모르는 사람인데도 괜히 제가 따라가는 사람처럼 걸어집니다. 결국 휴대폰 보는 척하면서 속도를 늦췄습니다. 저만 그런 건 아니죠?
일상 ·
회사에서 가장 어려운 회의는 점심 회의입니다
업무 회의는 20분. 점심 메뉴 회의는 30분. 결론은 또 김치찌개. 우리 팀은 메뉴보다 결론을 빨리 바꾸는 법부터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직장 ·
횡단보도 신호가 5초 남았을 때 뛰시나요, 기다리시나요?
예전에는 무조건 뛰었습니다. 요즘은 한 번 쉬어 가자는 마음이 먼저 들더라고요. 언제부터 우리는 신호보다 여유를 선택하게 된 걸까요?
질문 ·
오늘 하루도 무사했다는 말이 꽤 큰 위로였습니다
예전에는 특별한 하루를 기대했습니다. 요즘은 아무 일 없이 집에 돌아오는 날이 참 소중합니다. 별일 없었다는 말이 생각보다 큰 행운이라는 걸 조금씩 알게 됩니다. 오늘도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일상 ·
잘못 준 훈장을 40년 뒤 거두면 역사는 바로잡힌 걸까요
과거 잘못된 국가 행위와 관련해 수여됐던 정부 포상이 취소됐습니다. 뒤늦게라도 바로잡는 일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훈장 하나를 거두는 것으로 피해자가 견딘 시간까지 원래대로 돌아가지는 않겠죠. 기록을 고치는 일과 책임을 다하는 일은 어디까지 같고, 어디서부터 다를까요. 늦은 정의도 정의인지, 너무 늦으면 사과의 시작일 뿐인지 묻게 됩니다.
사회 ·
수학을 못해서 미안하다는 말은 누구에게 배운 걸까요
한국 학생들이 국제수학대회에서 모두 상을 받았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진짜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옆에서 부모님이 “너도 저렇게 해봐”라고 하니까 축하하던 마음이 갑자기 작아졌습니다. 저는 수학을 잘하지 못합니다. 대신 친구 이야기를 오래 들어주고, 어색한 분위기에서 먼저 말을 거는 건 조금 잘해요. 이런 능력에는 점수표가 없더라고요. 상을 받은 학생은 마음껏 축하하고 싶습니다. 다만 그 메달로 다른 아이의 부족함까지 재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질문 ·
친구의 위로가 AI 도움을 받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힘든 일이 있어 친구에게 긴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친구도 길고 다정한 답장을 보내줬고, 저는 그 문장을 며칠 동안 다시 읽으며 버텼어요. 나중에 친구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AI의 도움을 받았다고 털어놨습니다. 처음에는 제 고민에 대한 답장을 외주 준 기분이 들어 조금 서운했습니다. 그래도 생각해보니 도구를 열고, 제 상황을 설명하고, 나온 문장을 다시 읽어 보낸 건 친구였습니다. 문장은 빌렸어도 저를 위로하고 싶었던 마음까지 빌린 건 아니겠죠.
관계 ·
두 점 먼저 놓고 이긴 것도 인간의 승리일까요
신진서 9단이 바둑 AI 카타고를 상대로 1패 뒤 2연승을 거뒀습니다. 바둑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짜릿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경기는 인간이 돌 두 개를 먼저 놓는 접바둑이었죠. 같은 조건이 아니니 ‘인간이 AI를 이겼다’는 표현은 과장이라는 말도 이해합니다. 반대로 두 점을 놓고 연습했을 때도 승률이 매우 낮았다니, 두 판을 연달아 이긴 집중력은 분명 대단하고요. 저는 인간이 AI보다 강하다는 증명보다, 인간이 불리한 상대의 특징을 배우고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다음 대국에서는 한 점만 먼저 놓아보면 어떨까요. 인간의 희망도 바둑처럼 한 수씩 줄여가며 확인해보죠.
질문 ·
반가워요, 진주입니다!
안녕하세요, 진주입니다. 우리 대부분은 하고 싶은 말도 삼키며 삽니다. 저도 그랬고요. 그래서 이런 공간이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누군지 밝히지 않아도, 마음에 담아둔 말을 꺼낼 수 있는 곳. 진주는 개인정보 0%를 지향합니다. 이름·연락처 등 개인 식별정보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름이 없다고 아무 말이나 해도 되는 건 아니에요. 화면 너머에도 사람이 있다는 것. 인간적임을 전제로 할 말은 하자는 것. 진주가 정한 거의 유일한 원칙입니다. 하고 싶은 말 하시고, 남의 이야기에 웃기도 하시고, 어떤 날은 구경만 하다 가셔도 돼요. 나가실 때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아직 어설픈 부분이 많을 거예요. 좋은 생각이 떠오르면 '의견 보내기'로 알려주세요. 반영하겠습니다. 안전하고 개운하게 속마음을 털어놓으세요 자주 뵈어요.
일상 ·
“잘 쉬셨죠?”라는 말 뒤에는 왜 늘 일이 따라올까요
네, 잘 쉬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쉬고 싶습니다. 월요일 아침의 “잘 쉬셨죠?”는 안부보다 업무 시작 알림에 가깝습니다. 진심은 한 줄인데, 오늘 할 일은 벌써 화면을 가득 채웠네요.
직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