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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JU.KR · ARCHIVE

진주.kr 전체 글

일상, 관계, 마음, 책에 관한 공개 의견을 최신순으로 모았어요. 새 글은 검색 공개 유예 시간이 지난 뒤 이 목록에 표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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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량스푼 손잡이의 작은 글자부터 봅시다

소스 레시피의 ‘작은술 하나’를 보고 손에 잡힌 계량스푼으로 간장을 넣으려다 멈췄어요. 손잡이를 보니 제가 든 건 15mL 큰술이고, 옆의 작은술은 5mL였네요. 숫자 1만 보고 단위를 놓칠 뻔해서 레시피의 큰술과 작은술에 서로 다른 색으로 표시해뒀어요.

일상 ·

파일 이름을 바꿔도 사진 형식은 그대로입니다

사진 제출란에서 JPEG만 받는다길래 PNG 파일 이름 끝의 글자만 바꿨어요. 이름표는 바뀌었지만 사진 형식은 그대로라서 다시 막혔네요. 원본을 남겨두고 이미지 앱의 내보내기에서 JPEG를 골라 새 파일로 저장했어요. 파일이 안 올라갈 때 저처럼 이름부터 고치던 분께 남기는 작은 메모예요.

일상 ·

달 비행 다음에는 경험을 나누는 자리

오늘 아침, 달을 돌아온 아르테미스 2호의 지휘관과 조종사가 비행 경험을 후속 인력에게 전하는 역할로 옮긴다는 소식을 읽었어요. NASA가 미국 현지 9월 9일 발표한 명예 우주비행사 전환 소식인데, 다음 임무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교육과 멘토링을 돕는다고 해요. 두 사람이 후배에게 맨 먼저 들려줄 이야기는 뭘지 궁금해서, 기사 옆에 ‘현장에서 배운 것’이라고 적어뒀어요.

일상 ·

소설의 사건을 일어난 순서로 놓은 밤

북클럽에서 소설 속 사건을 쪽지에 적고 일어난 순서대로 늘어놓았어요. 뒤쪽에 나온 어린 시절 장면을 맨 앞으로 옮기니 초반 인물의 행동이 전과 다르게 보였어요. 책에 나온 순서와 사건의 순서를 나란히 보며, 우리는 어느 장면에서 생각이 바뀌었는지 얘기했어요.

일상 ·

셔틀콕 줍는 두 사람이 만든 세 번

배드민턴을 처음 같이 친 친구와 저는 공을 주운 횟수가 받아친 횟수보다 많았어요. 승부는 잠깐 접고 셔틀콕이 바닥에 닿기 전까지 둘이 몇 번 이어 치는지만 세봤어요. 세 번을 이어 친 순간 둘 다 웃어서 다음 공을 놓쳤는데, 오늘 기록은 이 정도면 간직할 만하죠.

일상 ·

새 노트의 첫 장은 언제 쓰나요?

마음에 드는 노트를 사고 첫 장을 망칠까 봐 옆 연습장에 쓸 내용을 먼저 적었어요. 연습장은 끝까지 썼는데 정작 새 노트는 펼친 흔적만 생겼네요. 오늘은 첫 줄에 ‘여기도 연습장’이라고 적어보려는데, 아끼던 물건을 쓰게 만든 첫 행동이 궁금해요.

일상 ·

퍼즐의 마지막 난관은 빈 상자

퍼즐 한 조각이 안 보여서 바닥을 훑고 제품에 빠진 조각이 있나 의심했어요. 빈 상자를 접으려는데 모서리 안쪽에서 딱 그 조각이 떨어졌어요. 그림은 다 맞춰놓고 포장을 마지막 문제로 남긴 셈이라 혼자 웃었네요. 완성 사진 옆에 억울하게 의심받은 상자도 세워줬어요.

일상 ·

즐거웠지만 오늘은 먼저 갈게요

친구들과 웃다가 슬슬 피곤해져 일어나려니 누가 ‘벌써, 재미없었어?’ 하고 붙잡았어요. 아쉬워서 한 말인 건 알지만 오래 남아야 즐거웠다는 증명이 되는 것 같아 잠깐 머뭇거렸어요. 다음에는 앉을 때 귀가 시간을 미리 말하고, 나갈 때는 오늘 제일 웃겼던 얘기 하나를 짚어주고 싶어요.

일상 ·

함께 만든 초대장이라면

친구와 작은 모임 초대장을 만들면서 저는 문구를 쓰고 친구는 그림을 그렸어요. 완성본을 올린 친구가 ‘내가 만든 초대장’이라고 소개한 걸 보니 문장 몇 줄에 들인 시간이 사라진 기분이었어요. 따지기 전에 ‘우리 같이 만든 거라고 한 줄만 바꿔줄래’라고 말해보려는데, 이런 서운함은 작을 때 꺼내는 편이 낫겠죠.

관계 ·

드라이버가 미끄러지면 끝 모양부터 봅시다

서랍 손잡이를 조이는데 드라이버 끝이 나사 홈에서 자꾸 미끄러졌어요. 더 세게 돌리려다 멈추고 보니 집어 든 드라이버가 홈보다 너무 작더라고요. 손에 잡히는 것부터 쓰지 말고 모양과 크기가 맞는지 먼저 대보자는 메모를 공구함에 붙였어요.

일상 ·

재료는 두 배인데 팬은 그대로였네요

둘이 먹던 버섯볶음을 넷이 먹으려고 재료를 두 배 넣었더니 팬이 꽉 차고 물이 고였어요. 양념 계산만 열심히 하고 볶을 자리는 그대로 둔 거죠. 다음에는 재료를 나눠 볶아보려고요. 인분 늘릴 때 숫자 말고 같이 바꾸는 게 있다면 주방 초보에게 하나만 알려주세요.

일상 ·

발표 전 사양표는 아직 빈칸입니다

애플이 미국 현지 9월 9일 특별 행사를 예고해서 친구들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어요. 단체방에 돌던 제품 예상표를 제 비교표에 옮기다 보니, 공식 안내에서 아직 확인하지 못한 숫자까지 채우고 있더라고요. 행사 일정만 적고 제품 사양은 비워뒀는데, 여러분이 제일 먼저 확인하고 싶은 항목도 한 칸씩 받아보려 해요.

일상 ·

쉼표 없는 시를 번갈아 읽은 저녁

북클럽에서 쉼표가 거의 없는 짧은 시를 한 명씩 소리 내어 읽었어요. 저는 행이 끝날 때마다 쉬었고 옆 사람은 뜻이 이어지는 곳을 한숨에 읽어, 같은 문장이 망설임처럼도 다짐처럼도 들렸어요. 정답 낭독을 고르기보다 어디에서 그렇게 들렸는지 표시하니, 눈으로 읽을 때 지나쳤던 줄바꿈이 보였네요.

일상 ·

악보 한 장 넘겨준 친구의 박자

취미 피아노 연습을 들으러 온 친구에게 양손을 쓰는 부분에서 악보 한 장만 넘겨달라고 부탁했어요. 친구는 먼저 넘길 곳을 물어 표시해두고, 제가 고개를 끄덕이자 조용히 종이를 넘겼어요. 그 구간을 끊지 않고 지나간 뒤 둘이 웃었는데, 연주가 끝나고 제일 먼저 떠오른 건 그 작은 손길이었어요.

일상 ·

증명사진 앞에서 얼굴을 수동으로 조작한 날

사진관에서 턱은 조금 당기고 어깨는 내리고 입에는 힘을 빼달라는 말을 차례로 들었어요. 하나씩 지키다 보니 숨까지 멈추고 있더라고요. 잠깐 쉬었다 찍어도 되느냐고 물은 뒤 어깨를 풀었는데, 사진 한 장에 제 몸 사용법을 이렇게 많이 떠올릴 줄은 몰랐네요.

일상 ·

보드게임 설명 듣고 간식만 완주

새 보드게임을 펼쳐 규칙을 처음부터 읽었더니 시작도 하기 전에 과자 한 봉지가 바닥났어요. 예외 규칙까지 외우려다 다들 자기 차례에 뭘 하는지도 잊었네요. 점수는 기록하지 않는 연습판부터 돌리자, 설명할 때는 없던 질문이 말을 옮길 때마다 하나씩 나왔어요.

일상 ·

넌 원래 그렇다는 말이 나온다면

모임에서 이번에는 제가 발표해보겠다고 했더니 오래된 친구가 사람들 앞에 서는 걸 원래 싫어하지 않느냐고 물었어요. 저를 잘 안다는 말인데도 해보겠다는 마음이 잠깐 작아졌네요. 예전에는 그랬지만 이번에는 연습해보고 싶다고 답하고, 친구에게 첫 연습을 들어달라고 부탁했어요.

일상 ·

팔지 않을 그릇을 만들고 있습니다

도예 수업에서 만든 삐뚤한 접시를 보여줬더니 친구가 얼마에 팔 수 있느냐고 물었어요. 칭찬인 건 알지만 가격을 생각하자 조금 전까지 귀엽던 테두리가 불량처럼 보이더라고요. 이번 접시는 판매용이 아니라 만드는 시간이 좋아서 가져왔다고 말하고, 다음 수업에는 뭘 만들지 이야기했어요.

관계 ·

스캔 파일의 마지막 줄은 무사한가요?

서류를 휴대폰으로 스캔해 보낸 뒤 아래쪽 서명란이 잘렸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자동으로 반듯하게 잘라줬길래 다 된 줄 알았는데, 종이 테두리를 잡는 위치가 조금 안쪽이었네요. 다시 저장한 파일을 직접 열어 네 모서리와 마지막 줄, 페이지 순서를 확인하고 보냈어요.

일상 ·

소파가 들어올 길부터 재봅시다

새 소파가 놓일 자리를 줄자로 재다가 현관에서 거실로 꺾이는 좁은 복도를 뒤늦게 봤어요. 방에는 들어가는데 방까지 못 가면 곤란하잖아요. 문 안쪽 폭과 복도 모양을 그려 판매처에 보내고 포장 크기와 다리 분리 여부까지 확인한 뒤 주문하려고요.

일상 ·

읽는 사람을 시험하지 않는 안내문

오늘 9월 8일은 세계 문해의 날이고, 올해는 이날을 선포한 지 60년이 되는 해예요. 멕시코 치아파스에서는 현지 8~9일 기념행사가 예정돼 있어요. 이 소식에 모임 공지를 다시 읽어보니 ‘금일 중 회신 요망’부터 조금 민망해지네요. ‘오늘까지 참석 여부를 알려주세요’로 바꾸고, 읽는 사람이 멈칫할 표현을 하나 더 찾아보려 해요.

일상 ·

화자가 모르는 장면만 모은 북클럽

북클럽에서 소설의 문장을 화자가 직접 본 일, 다른 인물에게 들은 말, 혼자 추측한 일로 나눠 색을 칠했습니다. 같은 줄거리를 읽고도 사실이라고 믿은 부분이 서로 달라, 인물을 믿느냐고 바로 결론내리기보다 확신의 근거를 찾는 토론이 깊어졌습니다.

일상 ·

전자레인지에 세 번 출근한 커피

식은 커피를 데워놓고 업무 전화를 받느라 잊은 뒤 새 컵을 만들었다가 전자레인지 안에서 첫 잔과 다시 만났습니다. 데우는 시간을 짧게 잡고 알림이 울리면 다른 일을 시작하기 전에 바로 꺼내 책상 받침에 놓는 순서를 정하니, 같은 커피가 세 번 출근하는 일도 끝났습니다.

일상 ·

이불 커버 안에서 한 번 사라진 사람

이불 커버의 네 모서리를 맞추겠다며 안으로 들어갔다가 가족에게 커다란 천 유령으로 발견됐습니다. 커버를 뒤집은 채 안쪽 모서리와 이불 끝을 먼저 잡고 함께 뒤집어 내리니, 사람을 넣지 않고도 이불을 씌우는 법을 찾았습니다.

일상 ·

계산대 줄을 잠깐 멈춘 발끝

계산대 앞에서 지갑을 떨어뜨려 동전이 사방으로 구르자 뒤에 서 있던 사람들이 발끝으로 통로 밖으로 나가는 동전만 조용히 막았습니다. 주운 돈을 계산대 위가 아니라 주인 손에 직접 건네고 줄도 재촉하지 않아, 십여 초의 멈춤이 다정한 기다림으로 이어졌습니다.

일상 ·

쏟은 물 앞에서 조용히 돌아본 점심

붐비는 푸드코트에서 한 사람이 물컵을 엎자 옆자리 손님은 냅킨을 밀어주고 다른 사람은 젖은 통로를 피해 의자를 잠깐 옮겼습니다. 누구도 실수한 얼굴을 오래 보지 않고 직원에게 바닥 상태만 알려, 민망한 사고가 여러 사람의 짧은 도움으로 바뀌었습니다.

일상 ·

오늘은 칭찬 앞에서 저를 해명하지 않습니다

발표가 명확했다는 말을 듣자마자 운이 좋았고 동료들이 다 했다고 말하며 제 몫을 급히 지웠습니다. 이번에는 고맙다는 말 뒤에 준비한 시간이 보람 있었다고 한 문장만 보태니, 다른 사람의 도움을 인정하면서도 제 노력을 숨기지 않는 칭찬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일상 ·

짧은 영상도 매번 답장을 바란다면

친구가 하루에 짧은 영상을 여러 개 보내고 나중에 왜 아무 반응이 없었느냐고 물을 때마다 웃을 틈보다 숙제가 먼저 생겼습니다. 재미로 건네는 영상은 확인 표시 하나면 충분하고 꼭 의견이 필요한 내용은 따로 말해달라고 정하니, 공유한 마음과 답장 의무를 같은 묶음에 넣지 않게 됐습니다.

관계 ·

주차 위치 사진에는 무엇이 보여야 하나요?

큰 상가 지하주차장에서 차 앞모습만 찍어두고 돌아왔더니 비슷한 회색 차 사이에서 사진이 아무 힌트도 주지 못했습니다. 다음에는 층수와 구역 색, 기둥 번호와 가까운 출입구를 한 화면에 담고 다른 차량 번호가 보인 사진은 지우니 헤매는 시간이 줄었습니다.

일상 ·

캘린더 초대에 두 시간대를 표시합시다

서울과 파리에 있는 동료가 함께 보는 회의 초대를 만들며 제목에만 오전 열 시라고 적었다가 한쪽 달력에서 날짜까지 달라졌습니다. 초대 본문에 기준 시간대와 각 지역의 날짜·시각을 함께 쓰고 참석자 화면에서 변환 결과를 확인하니, 누가 계산을 틀렸는지 찾던 회의가 제시간에 시작됐습니다.

일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