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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만은 아직 선명합니다

이상하게 여름은 매번 힘든데도, 지나고 나면 가장 선명하게 남습니다. 한낮의 나무 그늘, 해 질 무렵 물에 발을 담그던 순간, 이유 없이 설레던 노래들까지요. 어쩌면 저는 여름 자체가 아니라 여름과 함께 왔던 곁가지들을 사랑했던 걸지도 모릅니다. 열다섯의 저는 그 여름 안에서 자주 웃고, 자주 울고, 자주 아파했습니다. 좋아하던 사람이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만 봐도 마음이 무너졌고, 몰래 온 연락 하나에 하루가 전부 분홍빛이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서툴렀습니다. 그런데 그 서툶이 싫지는 않습니다. 그만큼 진심이었고, 그 마음 때문에 처음으로 제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 것 같거든요.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저를 온통 흔들어놓았고, 그 흔들림조차 사랑스러웠던 시절이었습니다. 잘 지내니, 나의 첫사랑. 많은 것들이 흐릿해졌지만 그 여름만은 아직도 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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