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프지 않은데 냉장고를 세 번 열었습니다
밤 11시에 냉장고를 세 번 열었습니다. 첫 번째는 뭐가 있나 보려고, 두 번째는 혹시 못 본 게 있나 보려고, 세 번째는 제가 왜 이러나 확인하려고 열었습니다. 배가 고픈 건 아니었습니다. 그냥 하루가 좀 허전했습니다. 냉장고 안에는 반찬통 두 개와 애매하게 남은 우유가 있었고, 제 마음도 딱 그 정도로 남아 있었습니다. 결국 아무것도 먹지 않고 문을 닫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조금 진정됐습니다. 뭘 찾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냉장고에는 없다는 건 확인했습니다. 사람은 가끔 음식이 아니라 다른 걸 찾으면서 냉장고 문을 여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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