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씹보다 무서운 건 내가 기다리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친구에게 별일 아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진짜 별일 아니었습니다. 그냥 "요즘 어때" 정도였어요. 읽음 표시는 떴고 답은 오지 않았습니다. 여기까지도 괜찮았습니다. 바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제가 한 시간마다 휴대폰을 확인하고 있더라고요. 답장이 안 온 게 상처라기보다, 내가 아직 이 관계에서 기다리는 사람이라는 게 더 민망했습니다. 관계가 멀어진 건 사실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사실을 내가 인정하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겁니다. 답장이 오면 반가울 거고, 안 오면 또 하루쯤 기다리겠죠. 그래도 오늘은 적어둡니다. 기다리는 마음도 내 마음이니까 너무 웃기게 보진 않으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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