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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하고 싶은 게 아니라 사라지고 싶은 날이 있다

오늘 회의에서 팀장이 내가 낸 기획안을 자기 아이디어처럼 말했다. 이상하게 그 순간 화가 나지 않았다. “아, 또 그러네.” 그게 전부였다. 예전 같으면 얼굴이 뜨거워지고 바로 따졌을 텐데, 이제는 마음이 먼저 꺼지는 느낌이었다.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나는 회사가 싫은 게 아니라 아무래도 상관없어진 내가 낯설었다. 내 아이디어를 뺏겼는데도 반응할 힘이 없다는 게 더 무서웠다. 내일은 뭐라도 한마디 해보려고 여기 먼저 연습해둔다. “그 기획, 제가 낸 겁니다.” 열 글자인데 왜 이렇게 무겁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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