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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모르겠지, 내가 왜 우는지

내 배우자는 오늘도 내가 왜 우는지, 왜 갑자기 화를 내는지, 왜 대화를 하다 말고 밖으로 나가버리는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이유를 묻다가도 대답이 늦어지면 결국 ‘너는 원래 좀 이상하다’는 말로 정리해버립니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정말 이상한 사람이 된 것처럼 입을 다물게 됩니다. 하지만 나는 며칠 전 배우자가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버렸습니다. 공용 기기에 우연히 뜬 알림 하나가 시작이었고, 애써 오해라고 넘기려 할수록 앞뒤가 맞는 기록이 더 나왔습니다. 다정한 말, 반복되는 약속, 설명되지 않던 결제와 연락까지 이제는 모른 척하기 어려울 만큼 분명합니다. 증거는 따로 보관해두었지만 정작 그 사람 앞에서는 한마디도 꺼내지 못했습니다. 증거를 식탁 위에 올리는 순간 지금까지의 생활도, 두 사람이 함께 만든 관계도, 서로의 가족에게 보여온 얼굴도 전부 끝날 것만 같습니다. 당장 진실을 말하라고 소리치고 싶다가도 그 다음 날 내가 어디에서 눈을 뜰지 생각하면 겁이 납니다. 그래서 울다가 화를 내고, 숨이 막히면 집 밖으로 나갑니다. 배우자는 그런 나를 이해할 수 없다며 또 이상하다고 합니다. 배신을 당한 것보다 더 견디기 힘든 건, 모든 이유를 알고 있는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살아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지금 바로 증거를 보여주고 끝을 확인해야 할지, 먼저 내 생활을 지킬 준비를 해야 할지, 혹시 마지막으로 설명을 들을 여지를 남겨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이 시간이 관계를 지키는 건지, 그저 나를 조금씩 무너뜨리는 건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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